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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실험 감행 땐 강력하고 단호한 대응 직면하게 될 것
(2023.04.18)
미·일, 안보회의 공동보도문 발표안보리 결의 위반 규탄·대화 복귀 촉구인도태평양 평화·안정 의지도 재확인 한·미·일 3국 대표들이 북한에 불안정을 야기하는 행위들을 즉각 중단하라면서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국제사회의 강력하고 단호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대표들은 “평화롭고 외교적인 해결을 위한 대화의 길은 여전히 열려 있다”며 북한이 협상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한·미·일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에서 제13차 한·미·일 안보회의(DTT)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회의에는 허태근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일라이 래트너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안보차관보, 마스다 가즈오 일본 방위성 방위정책국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가했다. 3국 대표들은 이번 회의에서 최근 한반도 및 역내 안보환경에 대한 평가를 교환하고, 한·미·일 안보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3국 대표들은 우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기 위해 3자 간 안보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어 북한의 지속적인 핵·미사일 도발, 불법 해상환적 등 유엔안보리 결의(UNSCR) 위반행위들을 강력히 규탄한 뒤 북한이 관련 유엔안보리 결의 의무를 완전히 준수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공동 목표를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핵실험에 대한 경고와 함께 대화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대표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대응하기 위해 미사일 방어훈련, 대잠전훈련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또 역내 평화와 안정의 보다 효과적인 유지를 위해 해양차단훈련, 대해적작전훈련을 포함한 3자 훈련 재개 방안을 협의했다. 미국은 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특히 한·일이 양자 간 체결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기반으로 국방 당국 간 소통·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약속을 전적으로 지지했다. 대표들은 2022년 11월 13일 한·미·일 3국 정상이 프놈펜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를 위해 한·미·일 정보공유약정(TISA·티사)을 포함한 기존 정보체계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진행 중인 사항을 점검했다. 미국은 대한민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공약은 철통 같으며, 핵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방어 역량으로 뒷받침하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특히 미국과 일본 대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이라는 3국의 공동 의지와 맥을 같이하는 대한민국 정부의 ‘담대한 구상’의 목표에 지지를 표명했다. 대표들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정세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대표들은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에 대한 공동의 의지를 재확인하는 가운데 대만해협 일대에서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러시아의 잔혹하고 정당화될 수 없는 침략전쟁에 대항해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는 점과 이번 전쟁이 영토의 일체성과 주권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며 국제질서 전체의 구조를 약화시킨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아울러 대표들은 내년 제14차 DTT를 상호 합의된 시기에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DTT는 한·미·일 국방 차관보급을 수석대표로 하는 연례 안보협의체로 2008년 처음 열렸다. 2020년 회의 후 중단됐다가 이번에 3년 만에 재개됐다. 한편 제12차 한·일 안보정책협의회(국장급 2+2 외교안보 대화)가 17일 서울에서 개최된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16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공동 이익을 논의하는 정부 간 다양한 협의체들을 조속히 복원해 의사소통을 활성화하기로 한 두 정상 간 합의에 따라 약 5년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우리 측은 우경석 국방부 국제정책차장과 서민정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 일본 측은 안도 아쓰시 방위성 방위정책차장과 후나코시 다케히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대표로 참석한다. 임채무 기자 임채무 기자 lims86@dema.mil.kr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 경비정 서해 NLL 침범…해군, 즉각 퇴거 조치
(2023.04.18)
작전수행 절차 따라 경고통신·사격합참, 동향 예의주시 결전태세 확립 우리 해군의 고속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을 즉각 퇴거시켰다. 이 과정에서 NLL 인근에 있던 중국어선과의 접촉이 있었으나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16일 “북한 경비정이 전날 오전 11시쯤 서해 백령도 동북방 NLL을 침범했다”면서 “우리 고속정이 작전수행 절차에 따라 경고통신·경고사격을 실시해 즉각 퇴거시켰다”고 밝혔다. 북한 경비정은 돌아갔지만, 이 과정에서 인근에 있던 중국어선과 충돌하면서 일부 승조원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당시 NLL 일대 시정(視程)은 매우 나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 관계자는 “시정이 불량한 상태에서 긴급하게 작전을 수행하다가 우리 고속정과 중국어선이 접촉이 있었다”며 “우리 해군의 고속정과 중국어선의 안전에 이상은 없으나 승조원 일부가 경미한 부상이 있어 치료 중”이라고 설명했다. 합참은 “군은 이번 북한 경비정의 NLL 침범에 대해 다양한 도발 가능성에 대비, 적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결전태세를 확립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채무 기자 임채무 기자 lims86@dema.mil.kr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빛부대 파병 10년’ 남수단 파병 현장을 가다 ④민군작전·친한화 활동
(2023.04.18)
K를 만나다…K에 빠지다 "한국 알고파" 한글·태권도 교실 '인기'유엔군·직원들 발길 끊이지 않아태권도 선수 출신 교관이 직접 지도한글 수업 열기에 시간 부족할 지경 유엔개발계획(UNDP)이 해마다 발표하는 ‘인간개발지수’를 보면 남수단은 최하위권에 속한다. 인간개발지수는 삶의 질 지표로도 불리는데, 소득·건강·교육 세 가지 범주를 측정한다. 그중 소득에 속하는 남수단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기준 327달러였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국제사회가 남수단의 재건과 자립에 힘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빛부대는 재건지원작전과 함께 주민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민군작전·친한화 활동으로 남수단에 희망을 심고 있다. 남수단 보르에서 글=서현우/사진=조종원 기자 친한화 활동으로 한국에 더 가까이 한빛부대는 지역사회에 희망을 전하는 민군작전 외에도 다채로운 친한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엔남수단임무단(UNMISS) 동부사령부 소속 유엔군과 유엔 직원을 대상으로 매주 두 차례 진행하는 한국어·태권도 교실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12일(현지시간) 한빛부대에서는 태권도 교실이 열렸다. 매주 월·수요일 저녁에 문을 여는 태권도 교실에는 30여 명의 장병이 찾아온다. 스리랑카 장병이 많은 수를 차지하고, 캄보디아·몽골 장병들도 문을 두드린다. 교관은 경비대 정정헌 대위와 김용현 하사가 맡는다. 두 사람은 특전사 요원으로 공인 4단 이상 유단자다. 이날은 기본동작과 발차기를 중심으로 수업을 했다. 태권도 선수 출신이기도 한 김 하사는 “타국군 장병들의 태권도를 향한 관심이 매우 높다”며 “태권도를 넘어 우리 문화와 전통을 알리는 데에도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전날에는 한국어 교실을 방문했다. 작전지원대장 편완식 중령(진)이 강사로 나서 캄보디아·인도네시아·필리핀 장병과 남수단 유엔 직원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다. 편 중령(진)이 설명하면 통역병이 전달하는 방식이다. 편 중령(진)은 파병 전부터 한국어 교실 운영을 위해 교수법을 연구했다. 이날 수업은 받침이 주제였다. 디귿, 쌍디귿, 티읕 등 입 모양이 같고 성대 상태에 따라 발음이 달라지는 차이를 설명 중이었다. 발음 세기에 따라 달라지는 휴지의 움직임으로 쉽게 이해시켰다. 편 중령(진)은 “보통 1시간 수업을 하는데 학구열이 높아 시간이 지나도 남아서 질문한다”며 “간혹 2시간을 넘기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편 중령(진)은 수업이 없는 날에는 휴대전화 단체 채팅앱으로 수강 장병들과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며 이들의 열정이 식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인터뷰 / 한빛부대 16진 대표 6인 ‘남수단에 희망을, 대한민국에 영광을’. 한빛부대 16진은 이 같은 구호를 실천하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부대를 대표하는 6명의 장병을 만나 임무수행 각오를 들어봤다. "원팀 마인드" / 공병대장 구병우 중령구병우 중령은 최근 완수한 주보급로(MSR) 보수작전에서 부대원들과 함께 눈앞에 놓인 난관들을 하나하나 극복했다. 뜨거운 날씨와 뿌연 흙먼지는 예삿일이었다. 신속한 작전을 위한 야외 숙영에서는 생활의 불편함뿐만 아니라 하이에나 같은 야생 동물의 위협도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일이 남수단의 희망으로 이어진다는 사명으로 모든 걸 이겨냈다고 한다. 그들이 만드는 도로로 구호 식량이 전달되고, 재건·개발 물자가 이동하기 때문이다. 또 주요 지역을 연결함으로써 종족 간 갈등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구 중령은 “파병 준비 단계에서부터 우리는 원팀이라 생각했고, 한마음 한뜻으로 임무를 수행한 결과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둬 뿌듯하다”며 “남은 기간에도 부대원들과 주어진 과업을 충실히 마치고, 명예롭게 조국으로 돌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초심 유지" / 공병대 토목3팀장 김효원 소령 김효원 소령은 지난달 완료한 MSR 보수작전 현장에서 팀원들과 동고동락했다. 작전 범위는 보르~피보르 183㎞ 구간과 피보르~아코보 124㎞ 등 총 307㎞에 달했다. 그는 307㎞ 지점의 마침표를 찍고 인근 유엔기지에서 대기 중이던 부대원들을 만났을 때 감동이 온몸을 휘감았다고 했다. 토양 성질부터 우리와 달라 비가 온 뒤 뜨거운 볕이 내리쬐면 표면만 바싹 마르고 안에는 물을 머금어 차량이 푹푹 빠지는 현상을 방지하는 데 많은 신경을 썼다. 작전에 방해가 되는 야생 동물과 특히 수천 마리의 벌떼를 피해가며 중장비를 운용하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김 소령은 “팀원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 해줘 고맙고, 이미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는 점을 말해주고 싶다”며 “초심을 유지해 함께 남수단의 재건에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전 최우선" / 경비대 팀장 정정헌 대위경비대 정정헌 대위는 오래전부터 해외파병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특전부사관으로 군문에 들어섰고, 이후 장교로 임관했다. 오랜 희망대로 한빛부대에 선발됐으며,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부대 수호자로서 재건지원작전이 완벽히 이뤄지도록 묵묵히 헌신하고 있다. 정 대위는 또 태권도 교관으로서 대한민국을 알리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태권도 교실에 지원한 타국군 장병들인 만큼 일정 수준 이상 기량이 오르도록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자 한다. 정 대위는 “부대원들의 안전을 지키고 원활하게 임무 수행하도록 경호하는 것이 주된 임무인 점을 기억하고,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하우 공유" / 한빛부대 16진 정봉길 주임원사정봉길 원사는 이번이 여덟 번째 해외파병이다. 1993년 소말리아 상록수부대 2진이 첫 파병지였다. 2000년 아프가니스탄 동의부대 2진, 2007년 레바논 동명부대 1·2진, 2013년 남수단 한빛부대 1·2·15진을 겪었다. 특히 한빛·동명부대는 1진 선발대 역할을 완수해 부대 구축·안정에 큰 힘을 보탰다. 그는 한빛부대 2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남수단 내전을 생생히 목격한 때였다. 힘든 상황에서 부대원들은 전우애로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했다. 비슷한 시기 한빛부대를 돕던 남수단 현지인 통역요원은 어느덧 남수단 종글레이 주정부 장관이 됐다.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한빛부대 근무를 희망한다는 그는 “부대원들이 이해·공감하는 분위기 조성에 일조해 뿌듯하다”며 “파병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데에도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공병의 꿈" / 공병대 토목1팀 장비운용관 신소희 중사신소희 중사는 공병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파병을 꿈꾼다고 말했다. 그 역시 마찬가지. 특히 자신의 임무 수행으로 남수단 주민들이 일어서는 힘을 얻는다는 믿음에 해외파병을 선택했다. 이를 위해 취득한 공병 관련 자격증만 롤러, 굴착기, 지게차 등 다섯 개나 된다. 신 중사는 현재 보르공항 확장 작전에 투입돼 진동롤러를 운용하고 있다. 10톤이 넘는 육중한 장비를 자유자재로 운전해 지반을 평탄화하고 있다. 파병 기간이 아직 4개월여 남았지만, 또다시 지원할 생각이다. 신 중사는 “한빛부대는 도로 보수와 기반시설을 건설하면서 남수단의 길을 열고, 또 지역·부족들 간 소통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며 “제가 하는 장비 운용이 남수단에 평화와 희망을 심는다는 일념으로 기꺼이 땀방울을 흘리겠다”고 역설했다. "미래 자양분" / 작전지원대 통역병 배정현 일병배정현 일병은 어린 시절 아버지가 의사로 근무하는 병원에서 고(故) 이태석 신부를 만났다. 이태석 신부가 남수단 톤즈로 의료봉사를 떠나기 전 배 일병의 아버지에게 연수를 받으며 인연을 맺은 것. 이후 배 일병은 미국에서 고등학교·대학교를 마친 뒤 입대했고, 자대를 거쳐 한빛부대 통역병으로 왔다. 배 일병은 국제기구 근무를 희망해 대학에서 공중보건학·도시빈곤학을 전공했다. 봉사활동에도 관심이 있어 대학 4년간 난민 봉사활동을 했다. 남수단에서는 재건지원작전을 함께하며 완벽한 통역을 제공하고 있다. 배 일병은 “지금 하는 일들이 찬란한 미래를 만드는 소중한 자양분이 되리라 믿는다”며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각오했다. 서현우 기자 alfflxj 사진 조종원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빛부대 파병 10년’ 남수단 파병 현장을 가다 ③ 재건작전
(2023.04.18)
공항 활주로 넓히고 주보급로 늘리고 '생명의 도로' 닦았다 식량·물자 공급 위한 인프라 구축 힘써16진, 4개월간 주보급로 보수작전병력 2000여 명·장비 1600여 대 투입“뛰어난 임무수행 능력 유엔군도 인정” 지난해 11월 남수단 보르에 전개한 한빛부대 16진은 도로 보수, 유엔기지 공병 지원, 사회기반시설 조성 등 재건지원작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완수한 주보급로(MSR) 보수작전은 부대의 대표적인 재건지원작전 성과다. 오랜 내전으로 피폐해진 남수단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있는 한빛부대 16진의 재건지원작전을 소개한다. 남수단 보르에서 글=서현우/사진=조종원 기자 섭씨 40도, 모래바람 뚫고 적갈색 활주로 만들어 12일(현지시간) 남수단 보르(Bor) 공항에 ‘UN’ 글자가 새겨진 한빛부대 중장비들이 길게 줄지어 섰다. 중장비들은 공항 확장 작전을 위해 부대에서 이곳까지 이동했다. 덤프트럭·로더·도저·그레이더·롤러 등 장비들이 활주로를 향해 힘차게 움직였다. 작전을 진두지휘하는 공병대 토목1팀장 김슬기 소령(진)은 무전기로 주의사항을 전달했다. 작전 지시가 내려지자 중장비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덤프트럭이 ‘레드 머럼(Red Murrum)’이라 부르는 홍토(라테라이트)를 실어와 작전 지점에 쏟아내자 도저가 고르게 밀었다. 이어 그레이더가 평탄작업을 완료하면 진동 롤러가 단단하게 눌렀다. 지역적 특성에 따라 콘크리트·아스콘은 사용하지 않는다. 잡초가 무성했던 땅은 어느새 적갈색의 활주로로 탈바꿈했다. 김 소령(진)은 “보르공항 확장은 기존 15m 폭의 활주로를 25m까지 넓히는 작전”이라며 “사회기반시설 개선의 하나로 더욱 많은 항공기가 안전하게 이착륙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전은 이달 말 완수를 목표로 한다. 공항 활주로 길이가 대략 2㎞쯤 되니 작전 총면적은 약 2만㎡가 되는 셈이다. 공항 확장은 남수단 재건에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남수단 주요 거점이 원활히 연결돼야 식량·물자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고, 나아가 지역마다 다른 부족 간 갈등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수단은 부족·종교 간 갈등이 여전히 첨예한데,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면 갈등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유엔은 내다보고 있다. 한빛부대가 시행하는 주보급로(MSR) 보수작전과 보르공항 확장 작전은 이 같은 유엔의 목표와 궤를 같이한다. 어느덧 해가 중천에 떠올랐다. 기온은 섭씨 40도를 넘었고, 체감온도는 그 이상이었다. 지면이 점점 뜨겁게 달궈졌다. 바람이 불면 뿌연 모래바람이 몸을 덮쳐 눈을 뜨기조차 힘들었다. 그러나 남수단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겠다는 한빛부대 장병들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공항 확장 작전 중인 공병대 옆으로는 경비대 장병들도 있었다. 육군특수전사령부 장병들로 구성된 경비대는 한빛부대의 ‘안전 수호자’다. 주둔지 방호와 영외 경호작전을 주 임무로 한다. 이날 재건작전에서도 장병들은 무거운 장비를 착용하고 빈틈없는 경계를 펼쳤다. 현장에 투입된 경비대 김필성(중위) 부중대장은 “우발 상황은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다”며 “더운 것은 사실이지만 안전한 작전이 이뤄지는 데 이 정도 날씨쯤은 전혀 문제없다”고 강조했다. 한빛부대 활약에 유엔남수단임무단 ‘아낌없는 찬사’ 한빛부대가 주둔하는 보르 지역은 우기가 되면 도로가 유실되고 물에 잠긴다. MSR 작전은 이를 보수해 식량·물자가 이동할 수 있는 도로를 개통하는 데 중점을 둔다. 16진은 현지 전개 이후 4개월간 병력 2393명, 장비 1612대, 차량 166대를 투입해 307㎞에 달하는 ‘생명의 도로’를 주민들에게 선물했다. 특히 작전 간에는 숙영지와 장비집적소를 설치하는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숙영지는 도로 보수 거리가 확장되면서 작업 구간과 주둔지 간 거리가 늘어남에 따라 이동시간을 줄이는 방편이었다. 장비집적소 역시 시속 40㎞ 이하로 움직이는 중장비의 특성을 고려해 이동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시도였다. MSR 보수작전을 마친 한빛부대는 보르공항 확장과 유엔기지 공병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보르공항 확장은 지역 사회기반시설을 구축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보르공항은 남수단 북동부에 있는 작은 공항이지만, 종글레이주(州) 곳곳으로 비행편이 이동하는 ‘허브’다. 보르공항 확장은 유엔과 세계식량기구(WFP) 등의 활동을 보장하는 시작점이 된다. 이에 유엔남수단임무단(UNMISS) 역시 한빛부대 활약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특히 한빛부대가 속한 UNMISS 동부사령부는 한빛부대를 큰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UNMISS 동부사령부에 한국군으로는 유일하게 파견돼 참모장으로서 유엔 과업 수행 전반을 지휘하는 박영실 육군중령은 “한빛부대의 뛰어난 임무수행 능력과 헌신적인 민군 활동은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유엔군 사이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군사외교관으로서 맹활약하는 한빛부대원들을 볼 때마다 뿌듯하고 가슴이 뭉클하다”고 말했다. [인터뷰] UNMISS 동부사령관 드루바 프라카쉬 샤 (네팔·육군준장) “한빛부대는 의심할 여지 없는 선도 부대, 고도의 전문성으로 중요한 과업들 완수” “UNMISS에서 한빛부대는 의심할 여지 없이 선도적인 부대입니다. 지난 10년간 이뤄온 성공을 넘어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앞으로도 수행해 주리라 믿습니다.” 드루바 프라카쉬 샤 사령관은 한빛부대가 보여준 재건지원작전 성과를 평가하면서 공병작전 분야 전문성과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헌신에 감명받았다고 설명했다. UNMISS 동부사령부는 민간인 보호와 다양한 정찰 활동을 중점 수행하고 있다. 보르, 피보르, 아코보에 각각 예하 기지를 두고 있다. 한빛부대, 인도·에티오피아 보병대대, 몽골 보병중대, 캄보디아 군사경찰부대, 스리랑카 군병원 등으로 편성됐다. 사령부에서는 우리 군 참모장을 중심으로 각국에서 온 참모장교들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샤 사령관은 “한빛부대는 최근 MSR 보수작전을 완벽히 끝냈고, 보르공항 확장 작전을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고도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매우 중요한 과업들을 완수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재건지원 작전뿐만 아니라 민군작전 역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주민 대상 물자 공여와 다른 부대를 위한 공병지원 및 전술적 조언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샤 사령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한빛부대가 개최한 유엔군 초청 친선 행사를 언급하며 여러 국가로 구성된 UNMISS가 서로의 문화를 이해·공감하는 훌륭한 기회이자 우수한 사례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샤 사령관은 마지막으로 “한빛부대는 모범적이고, 지금까지의 업무들은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유엔과 지속적인 공유·협력으로 더 나은 임무 수행을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합참, 관·군 합동 우주위험 대응연습
(2023.04.18)
인공위성·잔해물 충돌·추락 대비경보단계 따른 조치사항 구체화상황별 절차 숙달·기관 공조 강화 우주공간에 있는 잔해물의 충돌·추락 같은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관·군 합동 우주위험 대응연습(TTX)’이 군 주관으로 개최됐다. 통상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주관으로 열리는 훈련을 우리 군이 주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12일 오후 합참 전략기획본부 중회의실에서 관·군 합동 우주위험 대응연습을 했다고 밝혔다. 연습에는 국방부와 육·해·공군 및 해병대 관련 부서, 과기정통부, 천문연구원, 항공우주연구원, 국립전파연구원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가했다. 우주위험 대응연습은 우주개발진흥법 제15조 2항과 동법 시행령 제13조 3항에 따라 과기정통부 주관 아래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등과 연계해 정례적으로 실시됐다. 하지만 국민의 안전과 생명 보호, 우주자산의 안전한 운용, 국가안보 보장 등의 차원에서 군사적으로 우주위험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군 주도 훈련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이번 연습은 인공위성 및 우주 잔해물의 추락?충돌 같은 위험에 대한 국가재난 대비·대응체계를 발전시키고, 군의 우주영역 인식 능력 확대 및 유관기관 공조 강화를 위해 합참이 주관했다. 우주위험에 대비한 체계적 대응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2020년 5월 중국 우주발사체(창정 5B) 잔해물이 서아프리카에 추락해 물적 피해를 초래했고, 올 1월에는 미국 지구관측위성(ERBS)이 우리나라에 근접 추락할 가능성이 제기됐던 게 대표적인 사례다. 우주 전문가들이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약 50㎝ 크기의 우주 잔해물이 미국 뉴욕에 떨어지면 1000만 명 이상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또 우주 잔해물이 우주공간에서 활동 중인 위성에 충돌하면 통신장애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그동안 군은 정부·유관기관과 협업해 우주위험 상황이 예측되거나 발생하는 경우 우리나라의 피해 가능성을 주시하면서 우주위험대책반(정부), 재난대책본부·위기조치반(군) 운영 등 대응체계를 유지했다. 이를 통해 상호 긴밀한 공조체계의 중요성을 체감했다. 이러한 공감대에서 이뤄진 연습은 한반도 내 폐위성 추락, 우주 잔해물과 우리 통신위성 충돌, 태양활동으로 인한 우주기상 악화 등을 가정해 상황별 대응절차 및 각 기관의 공조사항을 토의했다. 합참은 “정부의 우주위험 경보단계에 따른 조치사항을 구체화하고, 유관기관과 연계한 주요 위험 상황별 대응절차를 숙달하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며 “우주물체가 급증하는 상황을 고려해 탐지·추적 능력을 향상하는 등 우주위험 대응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채무 기자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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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관·군 합동 우주위험 대응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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